Introduction
UV의 기본 특성과 살균 메커니즘
자외선의 분류와 물리적 특성
UV-C의 살균 메커니즘
UV 선량과 살균 효과
농업분야 UV 살균기의 종류 및 살균 기술 발전
UV 광원 기술의 발전
농업용 UV 살균 장비의 형태별 분류
작물별 UV 살균기 현장 적용 해외 동향
UV살균기 국내 적용 방안
국내 연구 현황과 기술 수준
국내 온실 환경 특성과 적용 가능성
Conclusion
Introduction
온실을 이용한 시설원예는 기후 변화와 경지면적 감소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기준 시설재배 면적이 약 52,000 ha에 달하며, 딸기,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 등이 주요 작물로 재배되고 있다. 이러한 시설재배는 노지재배에 비해 환경 제어가 용이하고 연중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밀폐된 환경 특성상 병해충 발생이 집중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흰가루병(Powdery mildew)은 온실에서 재배되는 거의 모든 작물에서 발생하는 난방제 병해로, 딸기의 경우 Podosphaera aphanis, 오이는 Podosphaera xanthii, 토마토는 Oidium neolycopersici 등이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흰가루병은 잎 표면에 흰색 분말 형태의 균사체가 형성되어 광합성을 저해하고, 심할 경우 낙엽과 과실 품질 저하를 유발하여 수량 손실을 초래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흰가루병에 의한 수량 감소율은 딸기에서 30-50%, 오이에서 20-4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Carisse et al., 2021; Tan et al., 2024). 전통적으로 흰가루병 방제는 이미다졸(imidazole)계, 트리아졸(triazole)계 등의 화학합성 살균제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지속적인 화학농약 사용은 병원균의 약제 저항성을 유발하였으며, 실제로 스테롤 생합성 저해제와 벤지미다졸계 살균제에 대한 저항성 균주 출현이 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욱이 소비자의 안전농산물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잔류농약 허용기준이 강화되고 있으며, 수출 시장에서는 PLS(Positive List System) 도입으로 농약 사용이 더욱 제한되고 있다. 또한 화학농약 살포 후 재진입 기간(re-entry period) 준수로 인한 작업 효율 저하와 작업자의 농약 노출에 따른 건강 위험성도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화학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병해 방제 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자외선(UV) 살균 기술은 1890년대부터 의료 및 수처리 분야에서 활용되어 온 검증된 기술로, 최근 농업 분야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UV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며 잔류 독성이 없어 물리적 방제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UV-C영역 중 200-280 nm 파장대가 가장 강력한 살균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리뷰논문의 목적은 온실 작물의 병해 방제를 위한 UV 살균 기술의 국내외 연구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국내 온실 환경에 적합한 적용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첫째, UV의 기본 특성과 살균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고찰하고, 둘째, 농업용 UV 살균 장비의 기술 발전 과정과 종류를 정리하며, 셋째, 해외에서 진행된 현장 적용 사례를 분석하여 효과와 한계점을 파악하고, 넷째, 국내 도입을 위한 단계별 전략과 정책 지원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 리뷰논문의 범위는 주로 온실에서 재배되는 딸기, 토마토, 오이 등의 과채류를 대상으로 하며, UV 처리를 통한 흰가루병 및 잿빛곰팡이병 방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다만 기술의 원리와 장비 개발 동향은 다른 작물과 병해에도 적용 가능한 보편적 내용을 포함하였다.
UV의 기본 특성과 살균 메커니즘
자외선의 분류와 물리적 특성
자외선(Ultraviolet, UV)은 전자기 스펙트럼에서 가시광선(400-700 nm)보다 짧고 X-선보다 긴 파장 범위인 10-400 nm에 해당하는 비이온화 방사선이다. 자외선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으며, 태양을 비롯한 다양한 광원에서 자연적 또는 인공적으로 발생한다. 자외선은 파장대에 따라 에너지 준위와 생물학적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며, 광생리 반응 유도 및 표면 살균 효과를 동시에 구현하여 설계한 연구 방법이 존재한다. 국제적으로 UV-A, UV-B, UV-C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되고 있다. UV-A(315-400 nm)는 자외선 중 파장이 가장 길고 에너지가 가장 낮은 영역이다. 태양광에서 방출되는 자외선의 약 95%가 UV-A에 해당하며, 지구 대기의 오존층을 통과하여 지표면에 도달한다. UV-B(280-315 nm)는 중간 파장대로 UV-A보다 높은 에너지를 가진다. 태양광 중 약 5%의 UV-B만이 오존층을 통과하여 지표면에 도달하며, 나머지는 대기 중 오존과 산소 분자에 의해 흡수된다. UV-B는 장미 온실에서 UV-B 보충 조사를 통해 흰가루병을 성공적으로 억제하였다고 보고하였다(Suthaparan et al., 2012). UV-C(100-280 nm)는 자외선 중 파장이 가장 짧고 에너지가 가장 높은 영역으로, “살균 자외선(Germicidal UV)”이라고도 불린다. 자연 상태에서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UV-C는 오존층에 의해 완전히 차단되어 지표면에 도달하지 못한다. 따라서 지구상의 미생물들은 UV-C에 대한 자연적 방어 기작을 진화시키지 못했으며, 이는 UV-C가 매우 효과적인 살균제로 작용할 수 있는 이유이다.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저압 수은 램프는 253.7 nm에서 방사 에너지의 약 86-95%를 방출하여 살균 목적에 최적화되어 있다. 최근에는 Far UV-C(207-222 nm)라고 불리는 더 짧은 파장대의 UV-C가 주목받고 있다. Far UV-C는 펩타이드, 단백질, 생체분자에 의해 효과적으로 흡수되어 인체 조직 깊숙이 침투하지 못하므로, 254 nm UV-C에 비해 인체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UV-C의 살균 메커니즘
UV-C의 살균 효과는 미생물의 유전물질인 DNA와 RNA에 대한 직접적인 광화학적 손상에 기인한다. DNA는 아데닌(Adenine), 구아닌(Guanine), 시토신(Cytosine), 티민(Thymine)의 4가지 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RNA의 경우 티민 대신 우라실(Uracil)이 사용된다. 이 중 티민과 시토신은 피리미딘(Pyrimidine) 계열의 염기로, UV-C 에너지를 흡수할 때 인접한 피리미딘 염기 간에 공유결합이 형성되어 피리미딘 이합체(Pyrimidine dimer)를 생성한다. 가장 흔한 형태는 티민-티민 이합체(Thymine-Thymine dimer)로, 인접한 두 티민 염기 사이에 사이클로부탄 고리(cyclobutane ring)가 형성된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왜곡시켜 DNA 복제와 전사 과정을 방해한다.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와 RNA 중합효소(RNA polymerase)는 피리미딘 이합체가 형성된 부위를 정상적으로 읽을 수 없어, 복제가 중단되거나 오류가 발생한다. 그 결과 미생물은 증식 능력을 상실하게 되며, 필수 단백질 합성이 불가능해져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UV에 의한 DNA 손상은 즉각적인 세포 사멸을 유발하지 않을 수 있다. 미생물은 여전히 대사 활동을 유지할 수 있으나, 복제 능력을 잃었기 때문에 더 이상 증식하여 감염을 일으킬 수 없다. 이러한 상태를 비활성화(inactivation)라고 하며, 공중보건학적 관점에서는 세포 사멸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 Gates(1929)는 Staphylococcus aureus와 Escherichia coli에 대한 최초의 정량적 살균 작용 스펙트럼을 제시하면서, 265 nm 파장에서 최대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일부 미생물은 UV 손상을 복구하는 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광복구 (Photoreactivation) 메커니즘은 청색-보라색 영역(350-500 nm)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광분해효소 (Photolyase)를 활성화시키고, 이 효소가 피리미딘 이합체의 공유결합을 절단하여 원래의 DNA 구조를 복원한다. 또 다른 복구 메커니즘인 암 복구(Dark repair) 또는 절제복구(Excision repair)는 빛이 없는 상태에서도 작동하며, 손상된 DNA 부위를 인식하여 제거하고 새로운 염기서열로 대체한다. 이러한 복구 메커니즘의 존재는 UV 처리 후 충분한 암기(dark period)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암기 동안 광복구는 억제되고, 미생물이 암복구를 시도하더라도 누적된 DNA 손상이 광범위하면 완전한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UV 선량과 살균 효과
UV 살균 효과는 선량(Dose 또는 Fluence)에 의해 결정되며, 이는 조사강도(Irradiance, W/m²)와 노출시간(Exposure time, s)의 곱으로 계산되며 일반적으로 J/m² 또는 mJ/cm² 단위로 나타낸다.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살균에 필요한 선량이 다르며, 일반적으로 세균이 가장 민감하고, 바이러스, 곰팡이, 포자 순으로 저항성이 증가한다. 대장균(Escherichia coli)의 경우 90% 불활화(1-log reduction)에 약 3,000-6,000 μJ/cm²가 필요하며, 99.9% 불활화(3-log reduction)에는 약 10,000 μJ/cm²가 요구된다. 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Salmonella)와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도 유사한 수준의 감수성을 보인다.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일반적으로 더 높은 선량을 필요로 하는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99.9% 불활화에 약 6,600 μJ/cm²의 선량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곰팡이와 효모는 세균보다 큰 세포 크기와 두꺼운 세포벽으로 인해 더 높은 저항성을 나타낸다. Aspergillus niger의 포자는 99% 불활화에 약 330,000 μJ/cm²가 필요하며, 이는 대장균 대비 약 3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흰가루병균과 같이 포자가 식물 표면에 얇게 분포하는 경우, 실제 농업 현장에서는 훨씬 낮은 선량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Janisiewicz 등(2016)의 연구에 따르면 딸기 흰가루병은 20.6 μW/cm²의 조사강도로 15초 처리(약 309 μJ/cm²) 후 4시간 암기를 제공했을 때 유의미한 억제 효과를 나타냈으며, 60초 처리(약 1,236 μJ/cm²) 시 대부분의 경우 완전한 방제가 가능했다.
살균 효과는 또한 파장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를 살균 효과 곡선(Germicidal effectiveness curve)으로 나타낸다. 대부분의 미생물에서 265 nm 부근에서 최대 효과를 보이며, 이 파장에서 멀어질수록 효과가 감소한다. 따라서 상업용 UV-C 램프는 가능한 한 이 파장 범위에 가까운 빛을 방출하도록 설계된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UV-C LED는 특정 파장(예: 265 nm, 275 nm)을 선택적으로 방출할 수 있어, 대상 미생물에 최적화된 살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농업분야 UV 살균기의 종류 및 살균 기술 발전
UV 광원 기술의 발전
농업용 UV 살균 장비의 핵심은 적절한 파장과 강도의 자외선을 안정적으로 생성하는 광원이다. 지난 100여 년간 UV 광원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왔으며, 현재는 전통적인 수은 램프에서 차세대 LED 기술로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저압 수은 램프(Low-Pressure Mercury Vapor Lamp)는 가장 오래되고 널리 사용되는 UV-C 광원이다(Fig. 1).
이 램프는 밀폐된 석영 유리관 내에 수은 증기와 아르곤 가스를 충전하고,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전압을 가하여 방전을 일으킴으로써 자외선을 발생시킨다. 저압 수은 램프의 가장 큰 장점은 방출 에너지의 약 86-95%가 253.7 nm 단일 파장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술이 성숙하여 가격이 저렴하고 내구성이 우수하며, 일반적으로 8,000-10,000시간의 수명을 가진다. 저압 수은 램프의 전기-UV 변환 효율은 약 30-40% 수준으로, 입력 전력 100W당 약 30-40 W의 UV 출력을 생성한다. 램프의 출력은 온도에 영향을 받아, 최적 작동 온도는 약 40°C 부근이며, 이보다 높거나 낮으면 효율이 감소한다. 따라서 농업용 장비 설계 시 적절한 냉각 또는 가온 장치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저압 수은 램프는 몇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수은은 유해 중금속으로 램프 파손 시 환경 오염 위험이 있으며, 사용 후 폐기 시 특수 처리가 필요하다. 국제적으로 수은 사용을 규제하는 미나마타 협약(Minamata Convention on Mercury, 2013)이 발효되면서, 수은 함유 제품의 생산과 유통이 단계적으로 제한되고 있다. 둘째, 램프 점등 시 약 1-3분의 예열 시간이 필요하며, 빈번한 점멸은 수명을 단축시킨다. 셋째, 램프는 깨지기 쉬운 유리 재질로 되어 있어 농업 현장의 거친 환경에서 취급에 주의가 필요하다. UV-C LED(Light Emitting Diode)는 차세대 UV 광원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LED는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질화알루미늄갈륨(AlGaN) 등의 화합물 반도체를 사용하여 UV-C를 생성한다. UV-C LED는 수은 램프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수은을 사용하지 않아 환경 친화적이고 폐기 처리가 간단하다. 둘째, 매우 작고 견고하여 충격에 강하며, 다양한 형태로 배열할 수 있어 설계 자유도가 높다. 셋째, 즉시 점등/소등이 가능하여 빈번한 on/off에도 수명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이는 정밀한 선량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넷째, 일반적으로 ±5nm 범위로 세분화되어 특정 파장을 선택적으로 방출할 수 있어, 대상 미생물에 최적화된 파장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65 nm, 275 nm, 280 nm 등 다양한 파장의 LED를 개발할 수 있다. 다섯째, 수명이 매우 길어 일반적으로 20,000-50,000시간 이상 작동하며, 이는 수은 램프 대비 2-5배 긴 수명이다. 그러나 UV-C LED는 아직 몇 가지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전기-UV 변환 효율로, 현재 상용 제품의 효율은 약 2-5%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수은 램프의 30-40% 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동일한 UV 출력을 얻기 위해 훨씬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또한 단일 LED 칩의 출력이 낮아, 높은 조사강도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LED를 배열해야 한다. 이는 초기 투자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현재 UV-C LED의 가격은 수은 램프 대비 10-20배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V-C LED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2015년 이후 효율이 매년 약 20-30%씩 개선되고 있으며, 가격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2025-2030년경 UV-C LED가 효율과 비용 측면에서 수은 램프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이미 소형 휴대용 장비나 정밀 처리가 필요한 분야에서 UV-C LED 적용이 시작되고 있다(Suthaparan et al., 2016b).
펄스 제논 램프(Pulsed Xenon Lamp)는 또 다른 UV 광원 기술로, 제논 가스를 충전한 램프에 고전압을 인가하여 짧고 강력한 빛의 펄스를 발생시킨다. 펄스 제논 램프는 UV-A, UV-B, UV-C를 모두 포함하는 광범위한 UV 스펙트럼을 방출하며, 약 230 nm 부근에서 방출 피크를 나타낸다. 펄스 당 에너지가 매우 높아 순간적으로 강력한 살균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특히 표면 살균에 효과적이다. Xenex, Tru-D 등의 의료용 자율 살균 로봇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펄스 제논 램프는 장비가 복잡하고 가격이 비싸며, 전력 소비가 크다는 단점이 있어 농업 분야에서의 적용은 제한적이다.
농업용 UV 살균 장비의 형태별 분류
농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UV 살균 장비는 적용 규모, 자동화 수준, 이동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어 왔다. 기술 발전 과정을 시간 순으로 살펴보면, 초기의 고정식 램프에서 시작하여 이동식 수동 장비, 반자동 시스템을 거쳐 최근의 완전 자율주행 로봇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진화를 거듭해왔다. 특히, Table 1과 같이 고정형과 이동형 살균기 시스템의 설치 방식과 운영 특성에 따라 살균 방식과 환경 구성에 차이가 존재한다.
Table 1
Comparison of stationery and mobile sterilizers.
고정식 UV 램프 시스템은 가장 단순한 형태로, 온실의 천장이나 구조물에 UV 램프를 고정 설치하여 작물에 하향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설치가 간단하고 초기 투자 비용이 저렴하며, 넓은 면적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uthaparan 등(2012, 2014)의 연구에서는 온실 상부 구조물에 UV-B 램프를 설치하고 야간에 일정 시간(5-10분) 조사하는 방법으로 장미, 오이, 토마토의 흰가루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였다. 이 방식은 주 2-3회 처리만으로도 병 발생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정식 시스템은 몇 가지 한계를 가진다. 첫째, 작물의 하부 엽이나 생장이 왕성하여 잎이 겹쳐지는 음영 지역에 대해 UV가 도달하지 못해 처리가 불균일하다. 둘째, 작물의 생장에 따라 램프와 작물 사이의 거리가 변하여 조사강도가 달라지므로, 일관된 선량 관리가 어렵다. 셋째, 온실 전체에 램프를 설치해야 하므로 대규모 온실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과 전력 소비가 증가한다. 이와 같은 고정식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작물에 보다 근접하여 선택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이동형 UV 장비가 개발되었다. 그 대표적인 형태가 핸드헬드(휴대용) 방식이다.
핸드헬드 휴대용 장비는 작업자가 손으로 들고 작물 표면을 직접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장비들은 UV-C 램프를 반사경과 함께 핸들이 달린 케이스에 장착한 형태로, 작업자가 작물 위를 천천히 이동하면서 근접 조사한다. 이 장비의 장점은 작물의 모든 부위에 직접 접근하여 처리할 수 있어 균일한 살균이 가능하며, 장비 가격은 약 100-200만원대로 저렴하여 소규모 재배자도 쉽게 도입할 수 있고, 병 발생 초기에 국소적으로 집중 처리 등 유연한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며, 재배 면적이 증가할수록 작업자가 매일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크며, UV-C에 직접 노출될 위험이 있어 보호장비(고글, 장갑, 보호복) 착용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수동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동 경로를 자동화한 반자동 시스템이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레일 기반 자동화 시스템은 온실의 기존 파이프 레일 인프라를 활용하여 UV 처리 장비를 자동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유럽의 첨단 온실에서는 작물 관리용 작업 대차(trolley)가 파이프 레일 위를 이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 레일 시스템에 UV 처리 모듈을 탑재하여 자동화를 구현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레일 기반 UV-C 적용 시스템을 개발하여 무토양 온실 재배에 적용하였다(Felek et al., 2025). 레일 시스템의 장점은 작물 높이에 맞춰 UV 조사 높이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고, 프로그래밍된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이동하므로 처리의 일관성과 재현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한 야간에 무인으로 작동하도록 설정할 수 있어 노동력 절감 효과가 크다. 레일의 이동 속도를 제어하여 정확한 선량을 적용할 수 있으며, 온실의 구역별로 다른 처리 스케줄을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파이프 레일이 설치된 온실에서만 적용 가능하며, 기존 온실에 레일을 추가 설치하는 비용이 약 3,000-5,000만원으로 상당하다. 또한 레일의 위치가 고정되어 있어 레일 사이의 넓은 간격을 커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구조적 제약과 설치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일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고 온실 내부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반 UV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자율주행 UV 로봇은 최신 기술로, 인공지능과 센서 기술을 활용하여 파이프 레일 없이도 온실 내부를 자율적으로 이동하며 UV 처리를 수행한다. 이 로봇들은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을 탑재하여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며 최적 경로를 계획한다.
대표적인 상용 제품으로는 Fig. 2와 같이 노르웨이 기업인 Saga Robotics의 Thorvald, 네덜란드 기업 Octiva의 Lumion, 미국 기업 TRIC Robotics의 Luna 와 Eden, CleanLight 와 Antobot 공동개발한 CleanLight 로봇, 캐나다 기업 Advanced Intelligent Systems(AIS)의 Phoenix가 있다. Table 2는 각 로봇의 특성을 비교한 것이다.
Table 2
Commercially Available UV Sterilization Robots ((a): Saga Robotics – Thorvald, (b): Octiva – Lumion, (c): TRIC Robotics – Luna / Eden, (d): CleanLight + Antobot, (e): AIS – Phoenix).
Thorvald의 Saga Robotics는 2016년에 개발된 상용화된 자율주행 농업 로봇 플랫폼으로 모듈형 구조로 설계되어 UV-C 처리, 과실 수확, 표현형 분석, 농장 내 이송, 초지 예취, 방제, 데이터 수집 및 수확량 예측 등 다양한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De La Noë, 2025). UV-C 조사 기능 측면에서, Thorvald 1대는 1회 야간 운행에 최대 1.5 ha의 딸기를 처리할 수 있으며, 주 2회 처리 일정을 기준으로 주당 최대 6 ha를 관리할 수 있다. UV-C 처리는 야간에 자율적으로 수행되어 최적의 방제 효과를 발휘하며, 일부 시즌에는 전체 재배 기간 동안 살균제 투여 없이도 흰가루병을 완전히 억제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초기 Lumion 모델은 파이프 레일 위를 주행하는 방식이었으나, 2024년 4월 출시된 최신 "No Rail" 버전은 공압 타이어로 바닥을 주행하며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이랑 중앙을 정확히 추종한다. Lumion은 딸기와 고설 재배 작물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야간에 자동으로 작동하여 UV-C 처리를 수행한다(Breure, 2023). 네덜란드 Achtmaal의 딸기 농장에서 수년간 실증 테스트를 거쳐 상용화되었으며, 흰가루병 방제에 우수한 효과를 보여 화학농약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네덜란드 CleanLight와 영국 Antobot의 협력으로 개발된 시스템은 CleanLight의 검증된 UV-C 기술과 Antobot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결합하여, 비닐터널과 노지에서도 작동 가능한 로봇을 개발하였다(HortiDaily, 2023). 특히 파이프 레일 시스템이 없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RaaS(Robot as a Service) 모델로 제공되어 초기 구매 비용 부담 없이 연간 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동일한 로봇 플랫폼에 AI 기반 수확량 예측 시스템이나 물류 이송 기능을 추가할 수 있어 다목적 활용이 가능하다.
TRIC Robotics는 UV 처리와 해충 제거를 결합한 독특한 시스템으로 개발된 이 로봇은 UV-C 조사와 동시에 전기 구동 진공 흡입 장치를 작동시켜 응애, 흰가루병 포자 등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며, RTK 보정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율주행형(tractor-sized autonomous platform) 제품으로 야간에도 정밀하게 운행이 가능하다(Takeda & Leskey, 2020). 또한 6열 처리가 가능한 트랙터 규모로 설계되어1대당 약 20~40 ha 면적을 담당할 수 있어서 대규모의 노지 및 온실에 적합하다(Pratt, 2025). TRIC의 시스템은 화학농약 없이 병해충을 통합 관리할 수 있어, 유기농 재배에서 특히 유용하다.
AIS의 Phoenix는 온실 내 균류 방제를 목적으로 개발된 자율 모듈형 UV-C 로봇 플랫폼으로 오이, 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대마 등 다양한 온실 채소 작물의 흰가루병 및 기타 균류 방제에 활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연구 시설 및 일부 상업용 온실에서 실증 시험을 마쳤다. 초기 버전은 키 2 m 이하 작물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덩굴성 고설 작물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높이 확장형 버전을 추가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 UV 로봇의 장점은 명확하다. 첫째, 완전 무인 자동화로 야간에 작동하므로 작업자가 UV에 노출될 위험이 없다. 둘째, GPS와 센서를 통해 처리 이력을 정확히 기록하고,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여 언제 어디서나 모니터링할 수 있다. 셋째, 인간 작업자보다 일관되고 정확한 처리가 가능하며, 24시간 작동할 수 있어 시간 제약이 없다. 넷째, 온실 구조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재배 시스템에 적용 가능하다. 또한 상용화된 자율주행 UV-C 로봇 플랫폼들은 공통적으로 작업자의 자외선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안전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모든 방제 작업은 인부들이 농장에 없는 야간에 무인으로 수행되며, LiDAR, 360도 비전 카메라, 모션 센서를 융합하여 반경 내에 인체가 감지될 경우 즉각적으로 로봇의 주행을 멈추고 UV 램프를 차단(Auto shut-off)하는 자동차 수준의 안전 제어기(ASIL 등)를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자율주행 로봇은 높은 초기 투자 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또한 로봇의 유지보수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며, 기술적 문제 발생 시 전문 인력의 지원이 필요하다. 온실 바닥이 고르지 않거나 물웅덩이가 있는 경우 주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좁은 통로나 복잡한 구조에서는 작동이 제한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가격도 점차 하락하여 2030년경에는 중대규모 온실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물별 UV 살균기 현장 적용 해외 동향
Table 3은 작물별 시험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딸기, 오이, 토마토에 대해 UV를 적용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딸기는 흰가루병(Podosphaera aphanis)과 잿빛곰팡이병(Botrytis cinerea)에 매우 취약하며, 이들 병해는 수확량과 품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흰가루병은 잎, 줄기, 과실 모두를 침해하여 광합성 저해, 과실 기형, 상품성 저하를 유발하여 기존 화학농약 방제는 잔류농약 문제와 저항성 균주 발생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어, UV를 이용한 친환경 방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Cornell 대학과 USDA가 수행한 상업 농장과 실험 포장에서 3년간 노지 딸기 실증 연구는 UV-C를 이용한 대규모 현장 적용의 대표적 성공 사례이다(Onofre et al., 2021). 이들은 트랙터 견인형 UV-C 장비를 개발하여 2개의 반원통형 램프 배열에 각각 20개의 55W 저압 수은 UV-C를 장착하였다. 연구팀은 딸기 정식 후 3주가 경과한 시점부터 UV-C 처리를 시작하였으며, 캐노피 상부 15 cm 높이에서 68, 85, 170 J/m²의 선량을 일몰 후 야간에 수행되었으며, 주 1회 또는 2회 빈도로 적용하였다. 시험결과, UV-C 처리구는 모든 선량과 빈도에서 흰가루병 발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였다. 특히 85-170 J/m²를 주 2회 처리한 구는 화학농약 대조구와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방제 효과가 나타났고, 잎 병 발생도는 무처리 대비 60-75% 감소하였으며, 과실 감염률도 유의하게 낮았다. 중요한 점은 UV-C 처리가 딸기의 생장, 수확량, 과실 품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적절한 선량 범위 내에서 UV-C가 작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Janisiewicz등(2016)은 "UV-C 처리 후 암기"라는 핵심 개념을 도입하여, 낮은 선량의 UV-C 로도 높은 방제 효과를 달성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연구팀은 엽원판 검정(leaf disc assay)을 통해 최적 조건을 탐색한 후, 온실 재배 딸기에 적용하였다. 엽원판 검정에서는 흰가루병이 자연 감염된 딸기 잎에서 직경 2.5 cm의 원판을 채취하여 습실(humid chamber)에 배치하고, 20.6 μW/cm² 조사강도의 UV-C 램프로 15초, 30초, 60초 처리한 후 즉시 암조건에 두었고, 대조구는 UV 처리 없이 광조건에 노출하였다. 4시간 후 형광등 하에 배치하고 7일 후 병 발생을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는15초 처리(약 309 μJ/cm²)만으로도 흰가루병 발생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60초 처리(약 1,236 μJ/cm²) 후 4시간 암기를 제공한 경우 대부분의 엽원판에서 흰가루병이 완전히 억제되었다. 반면 UV 처리 후 즉시 광조건에 노출한 경우 효과가 크게 감소하였는데, 이는 광복구 (photoreactivation) 메커니즘 때문으로 해석되었다. 가시광선, 특히 350-500 nm 파장은 광분해효소(photolyase)를 활성화하여 UV로 손상된 DNA의 피리미딘 이합체를 복구시키므로 UV 처리 후 최소 4시간의 암기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온실 실증 시험에서는 분무형 UV-C 장비를 사용하여 딸기 식물체 전체를 주 1회 처리하여 15주간의 처리 후 분석결과, UV-C 처리구는 무처리 대조구 대비 잎 표면의 분생포자 생산량이 4배 이상 감소하였으며(P=0.01), 병든 과실 발생률이 유의하게 낮았고, 과실 수확량과 품질은 향상되었다(P=0.05). 중요하게도 잎의 광합성률은 처리구와 대조구 간 차이가 없어(P=0.05), UV-C가 식물 생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UV 투과성 피복재 중 플라스틱 터널 피복재의 UV 투과성이 딸기 흰가루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Onofre et al., 2022). 일반 폴리에틸렌(PE)은 UV-B를 거의 완전 차단하는 반면, 특수 제작된 ETFE(ethylene tetrafluoroethylene) 필름은 태양광 UV-B의 약 90%를 투과시킨다. 연구 결과, UV 투과성 피복재 하에서 재배한 딸기는 일반 PE 피복재보다 흰가루병 발생이 유의하게 낮았다. 이는 자연 UV-B의 병 억제 효과를 입증하는 것으로, 인공 UV 조사와 UV 투과성 피복재를 병용하는 통합 전략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오이 흰가루병(Podosphaera xanthii)은 가장 흔하고 심각한 병해로, 발병 시 수량 손실이 20-40%에 달할 수 있어 이에 대한 UV-C 및 UV-B의 효과를 체계적으로 연구되었다. Patel 등(2020)의 연구는 UV-C 처리 시간(주간 vs. 야간)과 선량(72 vs. 144 J/m²)의 효과를 비교하였다. 연구결과, 72 J/m²와 144 J/m²를 야간에 처리한 경우 병 발생도가 무처리 대비 각각 65%, 78% 감소하였고, 포자 밀도도 야간 처리에서 더 낮았다. 이는 앞서 설명한 광 복구 메커니즘으로 설명되며, 야간 처리 후 일출 전까지의 암기가 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러나 144 J/m² 야간 처리구에서 잎 면적이 대조구 대비 약 15% 감소하여 야간에 식물의 스토마타가 닫혀 있어 열 방산이 어렵고, UV 스트레스가 누적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오이에서는 72 J/m² 이하의 선량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식물독성과 병 방제 효과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Suthaparan 등(2014)은 배경광의 종류가 UV-B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적색광 또는 완전 암조건에서 UV-B를 처리했을 때 가장 높은 방제 효과를 보인 반면, 청색광이나 UV-A와 함께 처리했을 때는 UV-A의 광복구 촉진으로 인해 UV-B의 살균 효과를 상쇄시켜 방제효과가 크게 감소하였다. 이는 온실에서 UV 처리 시 조명 관리가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만약 야간에 보광을 하는 온실이라면, UV 처리 시에는 적색 LED만 사용하고 청색광과 UV-A를 차단해야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아가 Suthaparan 등(2017)은 일조량(Daily Light Integral, DLI)과 일장이 야간 UV 처리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8시간 단일 조건에서는 흰가루병 발병도가 0.06% 미만으로 억제된 반면, 동일 조사강도의 16시간 장일 조건에서는 최대 6.6%까지 발병도가 높아졌다. 이는 온실 UV 처리 프로토콜 설계 시 보광 시간과 일장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하며, 국내 겨울철 오이·딸기 온실처럼 자연 일장이 짧은 환경에서는 UV 처리 효과가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온실 재배가 보편화된 토마토에서는 흰가루병(Oidium neolycopersici)과 잿빛곰팡이병(Botrytis cinerea)이 주요 병해로 발생하며, Suthaparan 등(2016a)은 흰가루병에 대한 UV-B 처리 효과를 연구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온실에서 재배한 토마토에 UV-B 램프(132-200 J/m²)를 설치하고, 3일 간격으로 야간 처리하는 전략을 수행하였다. 연구결과는 매일 처리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흰가루병 발생을 유의하게 억제하여 노동력과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토마토는 딸기나 오이에 비해 UV에 대한 내성이 다소 높아 200 J/m² 수준의 선량에서도 심각한 잎 손상이나 과실 생산량과 품질에 영향이 없었다. 다만 300 J/m² 이상의 고선량에서는 잎 가장자리의 괴사와 성장 저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잿빛곰팡이병에 대해서는 Vàsquez 등(2020)이 저선량 UV-C의 유도저항성 활성화 효과를 보고하였다. 토마토 식물체에 0.85 kJ/m²의 호메틱(hormetic) 선량 UV-C를 처리한 결과, PAL(phenylalanine ammonia-lyase) 효소 활성과 결합 페놀릭 함량이 유의하게 증가하여 B. cinerea에 대한 감수성이 낮아졌다. 이는 UV-C가 직접적인 병원균 살균 효과 외에도 식물 자체의 방어 기작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잿빛곰팡이 방제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UV-B와 UV-C를 병용하는 전략도 제안되었다(Cheang et al., 2024). 각각의 파장이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낮은 선량으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 UV-B+UV-C 조합 처리가 단독 처리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으나, 아직 상업적 적용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Table 3
Summary of overseas studies on UV sterilizer application by crop.
UV살균기 국내 적용 방안
국내 연구 현황과 기술 수준
국내의 경우에는 수확된 작물을 대상으로 저장성 향상, 항산화 물질 증가, 부패 억제 관련하여 UV 연구가 주로 진행되어왔다. 반면에 작물 병해 방제 연구는 해외에 비해 연구의 폭과 깊이가 다소 제한적이며, 대부분의 연구는 대학과 농촌진흥청 산하 연구기관에서 수행되어 상업적 적용 사례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관련 연구결과는 Table 4와 같다. 방제 관련하여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2022년 한국식물병리학회지에 발표된 딸기 UV-B 처리 연구이다(Nam et al., 2022). 연구팀은 딸기 시설재배 농가에서 2년간 토경 재배와 수경 재배 모두에서 실증시험하였으며, 품종은 국내 주력 품종인 설향, 킹스베리, 두리향을 사용하였다. 처리는 UV-B 램프 설치와 멀칭 종류를 조합하여 UV-B + 흑색 멀칭, UV-B + 녹색 멀칭, UV-B + 흑색 또는 녹색 멀칭 + 빛반사시트(Light Reflection Sheet, LRS), 그리고 무처리 대조구, 총 네 가지로 구분하였다. UV-B 램프는 식물체로부터 토경재배는 1.5 m, 수경재배는 1 m 높이로 설치하여 야간에 자동으로 조사되도록 하였으며, 처리 시간은 3시간으로 설정한 결과로 UV-B 램프 처리는 모든 품종에서 흰가루병을 65% 이상 방제하였다. 특히 설향 품종에서 방제 효과가 약 88%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해외 연구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흥미롭게도 UV-B 처리는 점박이응애(Two-spotted spider mite) 밀도도 감소시켰는데, 이는 UV-B에 의한 응애의 DNA 손상 및 탈피 억제했기 때문에 추정된다. 또한 멀칭과 LRS의 병용 효과도 확인되었다. UV-B + LRS 처리구에서 점박이응애 밀도가 가장 낮았는데, 이는 LRS가 하부로부터 UV를 반사하여 잎 뒷면에도 UV가 도달하게 함으로써 처리 효율을 높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요하게도 이 연구는 UV-B 처리가 딸기 식물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미미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국내 품종과 재배 환경에서도 UV 처리가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결과이다. 작물이 아닌 배지를 대상으로 대장균 및 토양, 농산물, 수질, 수계 오염에 대해 UV LED를 이용하여 살균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각265 nm, 310 nm, 365 nm 파장의 UV LED를 비교한 결과, 265 nm UV-LED는 실험한 5종 균주 모두에 대해 약 1시간30분에 반감기, 약 6시간 지나면 완전 살균 효과를 보였으며, 310 nm는 E. coli에서만 완전 살균이 확인되었다. 365 nm는 전 균주에서 살균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었다. 균종에 따라 UV 파장별 감수성이 상이하며, 265 nm 주변 파장을 활용한 UV-LED는 실용적 살균 광원으로서 가능성이 확인되었다(Joung, 2009). 식물-UV 상호작용 연구로는 자외선 처리 벼의 추출물이 항균 활성을 나타낸다는 특허가 있다(No.10-2016-0049910). 이 특허는 2시간 UV처리된 벼 잎에서 파이토알렉신(phytoalexin)분류인 사쿠라네틴(Sakuranetin) 등 방어 물질이 빠르게 축적되며, 진균성, 세균성 병원체에 대해 항균 활성 나타내어 식물병 방제제로 사용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이는 UV의 간접적 효과를 활용하는 창의적 접근으로, 향후 연구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Table 4
Summary of domestic studies on UV sterilizer application by crop.
그러나 국내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가진다. 첫째, 대부분 실험실 수준이거나 소규모 실증에 그치며, 상업 규모의 현장 적용 사례가 부족하다. 둘째, UV 처리 장비 개발은 주로 해외 제품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산 농업용 UV 장비는 거의 개발되지 않았다. 셋째, 작물별, 품종별 최적 UV 프로토콜 연구가 부족하여, 농가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가이드라인이 미흡하다. 넷째, 경제성 분석과 농가 수용성 연구가 거의 없어, 보급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
국내 온실 환경 특성과 적용 가능성
국내 온실 환경은 네덜란드, 미국 등 UV 기술이 선진적으로 적용되는 국가들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외 기술을 그대로 도입하기보다는 국내 상황에 맞춘 적용 전략이 필요하다. 시설 구조 측면에서 국내 온실은 단동 및 연동 비닐하우스가 주류를 이룬다. 2023년 기준 시설원예 면적 약 52,000ha 중 90% 이상이 비닐하우스이며, 유리온실은 주로 파프리카,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수출단지나 대규모 법인 경영체에 국한되어 있다. 비닐하우스는 유리온실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고 천장 높이가 낮으며, 내부 공간이 좁다. 따라서 대형 UV 장비의 이동과 설치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파이프 레일 시스템은 네덜란드 등 유럽의 첨단 온실에서는 표준 설비이지만, 국내에서는 도입률이 낮다. 일부 대규모 온실에서 작업 대차용 레일이 설치되어 있으나, 중소규모 농가의 비닐하우스에는 거의 없다. 따라서 레일 기반 자동화 시스템은 제한적으로만 적용 가능하며, 레일 불요형 자율주행 로봇이나 수동/반자동 장비가 더 적합할 수 있다. 온실 바닥은 대부분 토양이거나 부직포/방초매트를 깐 형태로, 평탄도가 낮고 물웅덩이가 생기기 쉽다. 이는 자율주행 로봇의 주행에 어려움을 줄 수 있으므로, 로봇 도입 시 바닥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고설재배 시스템에서는 바닥이 콘크리트나 방수 시트로 되어 있어 로봇 주행이 용이하지만, 고설 베드 사이의 통로 폭이 좁아(60-80 cm) 로봇 크기에 제약이 있다.
주요 작물로는 딸기가 압도적 1위로 약 5,500 ha가 재배되고 있다. 딸기는 국내 시설원예의 상징적 작물로 수출도 활발하며, 설향, 킹스베리, 죽향 등 국내 육성 품종이 주로 재배된다. 딸기는 해외 연구에서 UV 처리 효과가 가장 잘 입증된 작물이므로, 국내에서도 우선 적용 대상이 될 것이다. 토마토는 약 5,000 ha가 재배되며, 방울토마토가 주류이다. 대부분 유리온실이나 대형 비닐온실에서 장기재배 방식으로 재배된다. 토마토는 UV 내성이 비교적 높고 재배 기간이6-10개월으로 장기간 UV 처리의 효과를 평가하기에 적합하다. 오이는 약 2,000 ha가 재배되며, 백다다기오이와 가시오이(취청)가 주류이다. 오이는 생장이 매우 빠르고 잎이 크고 촘촘하여, UV 처리 시 음영 지역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다각도에서 조사하는 장비나 잎 뒷면까지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할 수 있다. 병해 발생 패턴을 보면, 흰가루병은 거의 모든 작물에서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1순위 병해이다. 특히 봄철(3-5월)과 가을철(9-11월)에 발생이 심하며, 여름철 고온기에는 일시적으로 감소하나 환기가 부족한 온실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된다. 잿빛곰팡이병은 딸기와 토마토에서 수확기(12-익년 5월)에 문제가 되며, 저온다습한 조건에서 급속히 확산된다. 탄저병은 딸기에서 고온다습한 여름-초가을(7-9월)에 발생한다. 화학농약 사용은 여전히 주된 방제 수단이지만, 약제 저항성 문제가 심각하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요 딸기 재배 지역에서 채집한 흰가루병균의 50% 이상이 주요 살균제(트리플루미졸, 트리포린 등)에 저항성을 나타냈다. 이는 UV 등 대체 방제 수단의 필요성을 높인다.
Conclusion
본 리뷰논문에서는 온실 작물의 병해 방제를 위한 UV 살균 기술의 해외 동향 및 국내외 연구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국내 적용 방안을 제시하였다. UV 살균 기술은 이미 해외에서 검증된 효과적이고 안전한 친환경 병해 방제 기술이다.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흰가루병 등 주요 병해를 65-95%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작물의 생장과 품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유도저항성 활성화와 이차대사산물 증진으로 작물의 건강성과 영양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기술의 고도화 및 로봇으로 발전하였다. 반면에 국내의 경우에는 수확 후 품질관리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가 있으나 생육단계에서의 연구는 미비하여 추가적인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적은 연구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고 있으며, 국내 주요 품종과 재배 방식에서도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성공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단계적 접근, 적절한 정책 지원,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 충분한 실증과 경제성 입증이 이루어져야 하며, 농업인 교육과 인식 제고가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UV를 단독 기술이 아닌 IPM 체계의 핵심 요소로 통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화학농약의 한계가 명확해지고 친환경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서, UV 기술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다. 적절한 투자와 정책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2030년까지 UV 살균은 국내 시설원예의 표준 방제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내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며, 소비자에게 더 안전한 농산물을 제공하는 동시에, 새로운 농업기술 산업을 창출하는 다차원적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